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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사에선 ‘희생’, 현실에선 ‘방관’… 설종진 감독의 이중잣대, 팬들은 분노한다

 새롭게 키움 히어로즈의 지휘봉을 잡은 설종진 감독이 팀의 주장 송성문의 과격한 행동을 두둔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설 감독은 선수가 부상을 입을 뻔한 위험천만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팀을 위한 분노’로 포장하며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팀워크와 희생을 강조했던 자신의 취임사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으로, 앞으로의 팀 운영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설 감독은 송성문의 행동이 팬들과 어린 선수들에게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질문에도 “팬들이 질타할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안일한 인식을 드러내, 리더로서의 자질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28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나왔다. 팀의 중심 타자이자 주장인 송성문은 득점권 찬스에서 삼진을 당하자 분을 이기지 못하고 방망이를 부러뜨리고 더그아웃으로 집어 던졌다. 하마터면 다음 타석을 준비하던 동료 선수 임지열이 큰 부상을 당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주장으로서, 그리고 팀의 간판스타로서 결코 해서는 안 될 위험하고 무책임한 행동이었다. 개인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팀 분위기를 해치는 것은 물론, 동료를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이는 프로 선수로서의 기본적인 자세를 망각한 행동이며, 특히 팀의 리더인 주장의 행동으로는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선수의 돌발 행동에 대한 감독의 반응이다. 설종진 감독은 취임식에서 ‘팀을 위한 희생’과 ‘팀워크’를 그토록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송성문의 행동을 “필요하다”고 평가하며 옹호했다. 이기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서 나온 행동이라는 이유를 댔지만, 이는 명백한 ‘내로남불’식 태도다. 감독의 이러한 이중적인 모습은 선수단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팀을 위한다’는 명분만 있다면 어떤 과격한 행동도 용납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으며, 이는 결국 팀 기강 해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감독은 선수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고 팀의 규율을 세워야 할 책임이 있지만, 설 감독은 오히려 이를 방관하고 조장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설종진 감독의 이번 발언은 이제 막 시작하는 자신의 감독 커리어에 스스로 오점을 남긴 셈이 됐다. 에이스의 부상과 핵심 선수의 메이저리그 도전 가능성 등 팀이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에서, 감독은 중심을 잡고 팀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하지만 설 감독은 논란의 중심에 있는 주장을 감싸기에 급급하며 리더십의 부재를 드러냈다. 팬들과 어린 선수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팀을 위한 분노’라는 허울 좋은 명분으로 선수의 위험천만한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감독에게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설 감독이 이번 논란을 어떻게 수습하고 앞으로 팀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지, 팬들의 우려 섞인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