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루브르 이어 자연사박물관까지…파리, '박물관 털이'에 속수무책

사건은 지난달 16일 새벽, 한 명의 침입자가 파리 국립자연사박물관의 문 2개를 절단기로 부수고 들어가면서 시작됐다. 범인은 용접기로 진열장 유리를 녹여 파괴하는 대담하고 전문적인 수법으로 총 6kg에 달하는 자연산 금덩이 4점을 훔쳐 달아났다. 도난당한 금덩이들은 18세기 볼리비아산, 19세기 러시아 차르 기증품 등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아 피해액은 약 150만 유로(한화 약 2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프랑스 검찰은 박물관 CCTV와 통화 내역 추적을 통해 용의자를 24세 중국인 여성으로 특정했다. 범행 당일 중국으로 출국하려던 용의자의 계획을 파악한 검찰은 즉시 유럽 사법 공조 체계를 가동했고, 결국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현지 당국에 의해 체포되었다. 체포 당시 여성은 훔친 금의 일부인 약 1kg의 녹인 금 조각을 버리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프랑스로 인도된 여성은 조직적 절도 및 범죄 공모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검찰은 나머지 금의 행방과 추가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잇따른 대형 박물관 도난 사건으로 프랑스 문화계는 충격에 빠졌다. 루브르 박물관장은 이번 주 상원 위원회에 출석해 보안 문제를 질의받을 예정이어서, 파리 주요 문화 시설의 허술한 보안 시스템에 대한 비판과 함께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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