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트럼프, 한국전 참전용사 만찬에 이례적 축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 만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축전이 공개됐다. 6·25전쟁 참전용사들의 공로를 기리는 자리에서 미국 대통령이 별도 메시지를 보낸 것은 흔치 않은 일로, 한미 동맹과 참전용사 예우의 의미가 다시 부각됐다.13일(현지 시각) 워싱턴DC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는 한국전참전용사기념재단이 주최한 연례 ‘명예 만찬’이 열렸다. 행사에는 한국전쟁 참전용사와 가족, 한미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재단 관계자는 수상자 소개 도중 “특별한 인물이 메시지를 보내왔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의 축전을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축전에서 “75년 전 미국 장병들은 자유와 자기 결정권이라는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태평양을 건너 한반도로 향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은 공산주의 침략에 맞서 굳건히 싸웠고, 미국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이들의 희생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참전용사들의 용기가 억압받던 이들에게 자유를 가져다줬고, 이후 평화와 번영의 토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전쟁은 미국이 동맹을 지키고 자유의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과 함께한다는 점을 보여준 상징적 사례라고 강조했다.

한국전참전용사기념재단은 워싱턴DC 내셔널 몰에 있는 한국전참전용사기념공원의 보존과 교육 사업을 담당하는 비영리 단체다. 이 기념공원은 1995년 조성된 이후 해마다 수백만 명이 찾는 추모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2022년에는 6·25전쟁에서 전사한 한미 장병과 참전용사의 이름을 새긴 ‘추모의 벽’이 추가로 세워졌다.
이날 행사에서 특히 주목받은 인물은 로이스 윌리엄스 예비역 해군 대령이었다. 그는 한국전쟁 당시 소련 미그기 4대를 격추한 전투 조종사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해당 작전이 오랫동안 기밀로 유지되면서 공식 훈장 수훈이 늦어졌다. 이후 관련 특별법이 마련되며 올해 2월, 전공을 세운 지 74년 만에 명예 무공훈장을 받았다.
101세인 윌리엄스 대령은 행사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이 영예는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모든 한국전 참전용사, 특히 돌아오지 못한 전우들에게 바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전쟁이 미국 역사에서 때때로 잊힌 전쟁처럼 여겨졌지만, 참전용사들의 헌신은 오늘의 한국과 자유 진영에 오래 남는 변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상자인 로버트 드 마르셀루스 예비역 육군 대령도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는 1952년 강원 철원 인근 전투에 육군 소위로 참전했다. 당시 본인도 부상을 입었지만 다른 부상병들을 지키기 위해 적진 뒤에 남았고, 끝내 이들을 이끌고 무사히 귀환했다.

마르셀루스 대령은 연설에서 전쟁 당시 만난 한국인들을 “강인하고 영리하며 용감한 사람들”로 기억했다. 그는 “한국이 폐허에서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것도 놀랍지만, 내가 더 깊이 존경하는 것은 한국인들이 참전용사들에게 보여주는 감사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날 만찬은 한국전쟁이 단순한 과거의 전쟁이 아니라 현재의 한미 동맹을 떠받치는 역사적 기반임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그 의미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일이 양국 모두의 책임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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