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스포츠
카보베르데, UEFA 회장에 '한방'
인구 60만 명의 작은 섬나라 카보베르데가 세계 축구의 정점인 월드컵 무대에서 거함 스페인과 마주한다. 부비스타 감독이 이끄는 카보베르데 대표팀은 오는 16일 미국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H조 1차전에서 우승 후보 스페인을 상대로 역사적인 첫발을 내딛는다. 객관적인 전력 차이는 극명하지만, 카보베르데 선수단은 승패라는 결과물 너머에 있는 월드컵 본선 진출 그 자체의 숭고한 가치를 증명하겠다는 각오다.부비스타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결이 자국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기회임을 강조했다. 그는 스페인과 같은 강팀과 개막전 수준의 주목도를 받는 경기에서 맞붙는 것 자체가 꿈이 현실로 이루어진 순간이라며 벅찬 감회를 숨기지 않았다. 승점 획득이라는 현실적인 목표보다도, 세계 최고의 축구 강국들 사이에서 카보베르데의 국기가 당당히 휘날리는 장면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성공이라는 철학을 내비쳤다.

이러한 부비스타 감독의 발언은 최근 유럽 축구계 일각에서 제기된 월드컵 비대화 논란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앞서 알렉산데르 체페린 UEFA 회장은 본선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나면서 대회의 전반적인 수준이 떨어졌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소국들의 공분을 샀다. 이에 카보베르데는 모로코, 세네갈 등과 함께 공동 성명을 발표하며 축구의 보편적 가치를 훼손하는 엘리트주의적 시각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부비스타 감독은 작은 나라들에게도 경쟁할 기회를 주는 것이 월드컵의 진정한 정신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카보베르데가 비록 규모는 작을지언정 치열한 예선을 뚫고 이 자리에 선 자격이 충분함을 강조하며,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국민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이는 단순히 참가에 의의를 두는 것을 넘어, 축구 변방국들이 가진 잠재력과 열정을 전 세계에 증명해 보이겠다는 선전포고와 다름없다.

선수단 역시 사기 충천한 모습으로 이변을 정조준하고 있다. 팀의 정신적 지주인 주장 라이언 멘데스는 스페인의 신성 라민 야말을 언급하며, 이번 대회가 특정 스타플레이어만의 무대가 되지 않도록 만들겠다는 패기를 보였다. 그는 세계 최강 중 하나인 스페인을 상대로 가능한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내 '카보베르데의 날'로 만들겠다며, 전 세계 축구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할 준비가 되었음을 시사했다.
카보베르데의 도전은 48개국 체제로 전환된 이번 월드컵이 지향해야 할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거대 자본과 스타들에 가려진 축구의 순수한 열정이 무적함대의 견고한 방패를 뚫을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시선이 애틀랜타로 향하고 있다. 부비스타 감독과 선수들은 결과에 상관없이 자신들의 국기가 세계 축구의 중심에서 펄럭이는 그 순간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을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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