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
조성진, 베를린필 주역들과 상봉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롯데콘서트홀 개관 10주년을 기념하여 상주 음악가로서 특별한 두 번의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오는 14일 체임버 콘서트를 통해 동료들과의 호흡을 보여준 뒤, 19일에는 독주회를 열어 자신만의 음악적 서사를 풀어낼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그가 롯데문화재단의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직접 구상한 프로그램들로 채워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조성진은 인터뷰를 통해 오랜 시간 신뢰를 쌓아온 연주자들과 함께 무대에 서게 된 것에 대해 깊은 기대감을 나타냈다.첫 번째 무대인 실내악 공연은 조성진이 직접 선정한 베를린 필하모닉의 핵심 단원들이 함께한다. 바이올리니스트 다이신 가시모토를 비롯해 벤젤 푹스, 슈테판 도어, 박경민 등 세계 정상급 연주자들이 조성진의 초대에 응했다. 그는 실내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기술적 완벽함보다 연주자 간의 정서적 유대와 음악을 대하는 태도를 꼽았다. 오랫동안 협연하며 서로의 호흡을 익힌 이들은 브람스의 피아노 사중주 등을 통해 밀도 높은 앙상블을 들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지는 리사이틀에서는 조성진의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레퍼토리들이 관객을 기다린다. 바흐의 파르티타 1번과 쇤베르크의 피아노 모음곡 등 그간 무대에서 자주 접할 수 없었던 곡들이 프로그램 전면에 배치됐다. 여기에 슈만과 쇼팽의 왈츠가 더해져 조성진의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증명한다. 그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같은 곡에서도 다른 감정을 느낀다며, 현재 자신의 변화와 흐름을 온전히 담아낸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롯데콘서트홀은 조성진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 공간이다. 2015년 쇼팽 콩쿠르 우승 이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독주회를 열었던 장소이자, 연주자로서 함께 성장해온 편안한 무대이기 때문이다. 그는 일회성 공연에 그치지 않고 상주 음악가로서 긴 호흡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과정이 연주자에게 큰 자산이 된다고 설명했다. 베를린 필하모닉이나 런던 심포니 등 세계 유수의 악단에서 상주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쌓은 경험이 이번 국내 무대에서도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조성진은 무대 위 연주뿐만 아니라 후학 양성 등 대외 활동에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진행한 마스터클래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젊은 음악가들과 생각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자신이 신선한 자극을 받는다고 말하며, 무대 밖에서의 시간이 결국 무대 위 연주를 완성하는 소중한 과정임을 강조했다. 자신의 경험이 후배 연주자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는 선배 음악가로서의 따뜻한 면모도 엿보였다.
여름의 한복판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을 위해 조성진은 어느 때보다 깊은 고민과 연습의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그는 관객으로부터 받는 에너지가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는 원동력이 된다며, 많은 이들이 공연장을 찾아 음악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하길 바란다는 인사를 남겼다. 세계 무대를 누비며 거장으로 성장 중인 조성진이 롯데콘서트홀 10주년이라는 뜻깊은 지점에서 어떤 감동의 선율을 선사할지 클래식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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