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
얼굴 드러낸 올라프…뮤지컬 '겨울왕국' 파격
뮤지컬 무대에서 인형을 조종하는 배우는 자신의 존재를 철저히 감추는 것이 오랜 관례였으나, 내달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겨울왕국'은 이러한 고정관념을 과감히 무너뜨린다. 작품 속 감초 캐릭터인 눈사람 '올라프'는 배우가 인형 뒤에 숨지 않고 얼굴과 몸을 완전히 드러낸 채 무대에 오른다. 관객은 올라프 인형과 이를 조종하는 배우의 표정을 동시에 목격하게 되는데, 이는 인형과 인간이 하나의 인격을 완성해가는 독창적인 연출 기법으로 평가받는다.올라프의 연기 방식이 이토록 파격적인 이유는 캐릭터의 신체적 특성과 극적 장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키가 작은 눈사람의 특성상 성인 배우가 인형 내부로 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몸이 녹아내리는 마법 같은 장면을 무대 위에서 실감 나게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배우의 눈빛과 미세한 안면 근육의 움직임을 올라프의 동작과 일치시킴으로써, 원작 애니메이션이 가진 천진난만한 매력을 실물 무대 위에서 더욱 입체적으로 살려냈다.

반면 순록 '스벤'은 올라프와는 정반대의 방식으로 관객과 만난다. 스벤은 정교하게 설계된 대형 퍼펫 내부로 배우가 완전히 들어가 몸을 숨기는 전통적인 방식을 택했다. 배우는 네 발로 걷는 동물의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해 특수 장치를 착용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미세한 동작까지 실제 순록처럼 연기한다. 관객은 무대 위에서 배우의 존재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마치 살아있는 야생 순록이 무대를 누비는 듯한 환상에 빠져들게 된다.
현장 관계자들은 이러한 상반된 퍼펫 연기가 배우들에게 엄청난 도전이라고 입을 모은다. 스벤을 연기하는 배우는 인형의 무게를 견디며 매회 마라톤에 비견되는 체력 소모를 감내해야 하며, 올라프를 맡은 배우는 자신의 감정이 인형에 투영되도록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한 작품 안에서 배우를 완전히 드러내는 방식과 완벽히 감추는 방식이 공존하며 만들어내는 시각적 대비는 '겨울왕국' 무대만이 선사하는 최고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이번 한국 초연은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 등 세계 주요 도시를 휩쓴 창작진의 기술력이 집약된 무대다. 토니상을 휩쓴 제작진은 화려한 영상미와 특수효과를 통해 아렌델 왕국의 눈부신 설경을 재현해냈다. 여기에 한국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정선아, 민경아, 박진주 등 실력파 배우들이 합류해 원작의 감동을 노래한다. 엘사와 안나 자매가 겪는 성장의 고통과 사랑의 메시지는 이들의 폭발적인 가창력을 통해 관객들의 가슴에 깊이 각인될 예정이다.
디즈니의 마법을 현실로 불러온 뮤지컬 '겨울왕국'은 내달 13일부터 내년 3월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관객들을 맞이한다. 캐릭터의 특성에 맞춰 진화한 퍼펫 기술과 배우들의 열연이 어우러진 이번 공연은 가족 단위 관람객은 물론 성인 관객들에게도 잊지 못할 겨울의 추억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애니메이션의 환상을 무대 예술의 실재감으로 치환한 이 작품이 한국 공연 시장에 어떤 새로운 기록을 남길지 문화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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