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상점 수천 곳 파손' …프랑스, 시위 확산에 비상

프랑스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지면서 상점 약 3000곳이 피해를 입고 경제적 손실이 최대 12억유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시위가 이어지면서 프랑스 국채 가격도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주요 도시의 야간 통행금지를 이어가는 한편, 오는 24일 예고된 추가 시위에 대비해 경찰력을 대거 배치하고 군 병력까지 동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지난 17일 교육을 비롯한 공공부문 투자 부족과 생활물가 상승 등에 불만을 품은 시민들이 전국적인 시위에 나서면서 본격화됐다. 당시 시위에는 약 50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당수 참가자가 거리로 나와 정부 정책에 항의한 가운데, 일부는 공공시설에 불을 지르거나 상점을 약탈하는 등 폭력 행위에 가담했다.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는 다음 날 밤까지 이어지며 전국적인 치안 문제로 확대됐다.
프랑스 정부는 추가적인 폭력 사태를 막기 위해 지역별 통행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수도 파리와 북부 릴 등에서는 일부 지역의 야간 통행이 제한됐으며, 파리에서는 20일 밤 11시부터 두 번째 통행금지가 실시됐다. 남서부 보르도와 남부 니스 등도 며칠간 관련 조치를 유지하기로 했다. 당국은 시위가 다시 확산할 가능성에 대비해 도시별 상황을 살피며 치안 유지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오는 24일 예정된 추가 시위에도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과거 대규모 시위 운동인 '노란 조끼' 운동과 관련된 일부 세력이 추가 행동을 예고하면서 당국의 경계가 높아졌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의회에서 초기 대응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향후 집회에는 대규모 경찰력을 투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는 경찰과 군 병력을 동원해 시위 현장의 질서를 유지하고 추가 피해를 막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폭력 사태로 인한 경제적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글로벌 보험사 모닝스타 DBRS의 보험 부문 책임자는 이번 사태로 발생한 손실 규모를 10억~12억유로로 추산했다. 우리 돈으로 약 1조5000억~1조8000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상점 약 3000곳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되면서 소매업과 서비스업을 비롯한 지역 경제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프랑스 대형 유통업체 까르푸도 시위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회사는 매장 방문객 감소와 소비심리 위축, 운영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올해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거리의 혼란이 소비자들의 외출과 소비 활동을 위축시키고, 매장 운영에도 추가 비용을 발생시키면서 기업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이다. 시위가 장기화할 경우 피해 상점뿐 아니라 주변 상권과 유통업계 전반으로 부담이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법 처리도 이어지고 있다. 제랄드 다르마냉 법무장관은 20일 정오 기준 149명이 구금돼 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이후 체포된 인원은 약 2500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800여명은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약탈과 방화 등 불법 행위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추가 시위에 대비한 치안 대책도 강화하고 있다.
금융시장 역시 이번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시위로 인한 사회적 불안이 프랑스 정부의 재정 문제와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0일 연 4.96%까지 상승했다. 국채는 가격이 떨어지면 금리가 오르는 구조여서, 금리 상승은 국채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프랑스 국채와 독일 국채의 금리 차이도 확대됐다. 프랑스 10년 만기 국채와 독일 10년 만기 국채의 금리 격차는 장중 약 1.53%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이는 투자자들이 독일 국채보다 프랑스 국채를 보유하는 데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프랑스 국채 금리는 이달 초 연 4.9937%까지 올라 2002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당시 독일 국채와의 금리 차도 1.59%포인트까지 확대된 바 있다.
결국 이번 시위는 공공서비스와 물가 문제를 둘러싼 시민들의 불만에서 출발해 치안 불안과 상업시설 피해, 금융시장 변동성으로까지 영향을 넓히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추가 시위에 앞서 통행 제한과 대규모 인력 배치에 나선 가운데, 향후 집회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에 따라 경제적 손실과 시장의 불안도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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